어느덧 가족과의 유럽여행이 코앞까지는 아니더라도, 턱수염쯔음까지 다가왔다.
작은 누나와 나는 가족들보다 5시간 먼저 포르투갈 리스본에 도착한다.
그 5시간, 짧다면 짧지만,,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쉬운 시간이다.
계획이 필요하다.
물론 AI한테 물어보면 몇 초만에 답은 나온다.
다만 이건 단순한 여행 계획이 아니다.
왜냐면 이번 여행의 투자자이자 사장님이 바로 나의 누나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일종의 '여행 PM'으로써의 테스트인 셈이다.
나는 여행을 단순한 장소 탐방보다는, 감정을 담는 경험으로 느끼고 싶다.
그래서 선택한것이 바로 이 책이다.
오랜만에 마주한 여행 에세이, 제목만 보면 낭만일 것 같지만 사실 가지각색의 세 남자의 끈덕진 여행일지다.
그 담백한 문체와 소소한 에피소드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나 역시 제 4의 맴버가 된 기분이였다.
게다가 저자들이 리스본에서 포루투갈을 종단하는 일정은 우리 일정과 딱 맞아 떨어졌다!
책에는 자세히 안 나오지만 나만의 위시리스트를 적어본다.
탱탱볼 같은 문어요리 ‘뽈보’
에그타르트의 끝판왕 ‘파스테이스 드 벨렘’,
현지인이 추천한 짭조름한 해물밥 ‘우마’,
눈이 뒤집어지게 맛있다던 애기돼지 통구이 ‘레이타웅’,
브랜디로 숙성한 포트와인까지…
전부 경험해보고 싶은 음식들이다. (이정도면 여행 PM이다)
장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대항해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호카곶,
세계최고의 파도의 성지 나자레,
낭만과 다이빙이 공존하는 도루강 위 동루이스 다리,
그리고 내 인생영화 해리포터의 감성이 담긴 렐루 서점과 메제스틱 카페까지.
입으로는 “계획은 없다” 하지만 어느정도 경로는 정해지고 있다.
누나의 요청사항으로 돌아와본다.
리스본의 간단 계획 리스본에 도착하자마자, 저자처럼 ‘Since 1829’가 적혀 있는 오래된 빵집으로 향하자.
빵을 음미하며 여유를 느끼는 것으로 여행의 문을 연다.
이후, 호시우 광장에서 시작해 테주강을 마주한 코메르시우 광장까지 걷는다.
중간에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과 책 한권을곁들인다면 완벽하다.
그다음은 리스본의 상징 같은 15번 트램을 타고 올드타운 벨렘으로 달려보자.
거기서 양갈비 뼈처럼 생긴 마누엘 양식의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천천히 살펴자.
빵, 바다, 건축—리듬 있는 하루가 만들어진다.
덧붙이는 역사 이야기 포르투갈 하면 뭐니뭐니해도 ‘대항해시대’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토록 후추에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갔을까?
하나. 당시 지중해의 패권은 이슬람계 오스만 제국이 장악하고 있었고, 카톨릭 국가였던 포르투갈에겐 그들이 눈엣가시였다.
둘. 범선, 나침반, 세계지도 등 해양기술의 발전은 항해의 두려움을 줄였다.
셋. 신앙과 과학이 그들의 열망이 포르투갈을 망망대해로 떠밀었다.
참고로, 스페인의 콜럼버스는 인도로 간 줄 알고 항해했지만, 알고 보니 신대륙 즉 아메리카였다..
그는 죽을 때까지도 거기가 인도라고 믿었다고 한다. (역사란 멀리서보면 판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