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해변 러닝과 최후의 만찬
유럽 여행의 마지막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아침 일찍 니스 해변을 달렸다.
해변을 달리는 다양한 사람들 속에 약 10km 정도 달리니 속도도 붙고 기분도 상쾌해졌다.
터닝포인트에서 바위 위에 앉아 해변을 바라보았다.
해변 한쪽에서 돗자리를 깔고,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온몸을 흔들며 기도하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의 간절함 속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동시에 그 신앙적 모습이 꽤 멋있게 느껴졌다.
저 사람처럼 나만의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작은누나와 나는 직장인인 관계로 먼저 귀국하기로 했고, 부모님과 큰누나는 포르투갈로 건너가 더 많은 도시를 둘러보기로 했다.
이별 전, 우리는 뜻깊은 최후의 만찬을 가졌다.
프랑스에 정말 많았던 달팽이 요리를 드디어 맛보기로 했다.
하지만 방심한 탓일까? 시간이 예상보다 빠듯했다.
산책을 하다가 들어온 식당은 우리의 여행 시간에 비해 생각보다 늦게 도착했다.
식당엔 갑작스런 정전이 발생했고, 동시에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직원에게 가능하겠냐고 묻자, 걱정 말라며 빠르게 음식을 내주었다.
어둠 속에서 맛본 달팽
이 요리, 그리고 후루룩 먹었던 맛좋은 화이트와인까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우리는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했다.
“긴 시간 고생했고, 정말 재밌었어. 나머지 여행 재밌게 하슈~.”
그 한마디로, 우리의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여행을 통해 느낀 두 가지
가족의 소중함
‘개인’이 모여 만들어낸 ‘우리’.
언제든 ‘개인’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낯선 유럽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여행하며 ‘우리’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다시금 되새겼다.
울타리 밖에서도 서로에게 기대며 우뚝 서 있을 수 있었고, 그 모든 선택과 순간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여행이 주는 자유
어쩌면 자유란,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나 색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나의 시선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본 세상은 다채롭고 때로는 더 나아 보이기도 했다.
이번 경험은 내 직관과 판단을 다시 시험해보고 싶다는 용기를 안겨줬다.
앞으로도 그런 도전을 이어가며, 나만의 다채로운 삶의 조각들을 더해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